올챙이 시절을 아는 개구리 ::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신입 부기장 공개채용 최종 합격
얼마 전, 어떤 대학교의 항공운항학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학생이 조종실로 편지를 보내왔다.
이렇게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무언가를 이뤄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뭐라도 더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제 막 꿈을 꾸기 시작한 사람과 이제 막 꿈을 이룬 사람을 동시에 보게 되니 기분이 묘하다.
대략 10년 전, 한국에 조종사라는 직업에 갑자기 관심이 쏠리면서, 각종 조종사 양성과정은 물론, 여러 대학교에 항공운항학과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그 당시에는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이 분야에 진입하는 바람에 인생이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저축했던 돈을 모두 탕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계속 취업이 되지 않아 삶을 비관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그런 사건들을 보면서 어떤 부채의식을 느꼈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개인적인 경험은 물론, 국내 항공사의 채용담당자와 항공운항학과의 교수님들로부터 얻은 조언, 주변 합격자들의 경험들을 여기에 올려두었다.
그 글들을 읽어보면 본인이 이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 이 모든 과정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만으로는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직접 찾아와서 도움을 받으라고 했다.
물론 돈은 받지 않았고, 다들 그러듯이 학교 선배라 생각하고 커피 몇 잔 정도는 얻어 마시기는 했다.
ㆍ올챙이 시절을 아는 개구리
※ 어떠한 경우에도 합격자들의 신상에 관한 내용은 절대 알려드리지 않습니다.
※ 위 내용은 만약 본인들이 원치 않으시면 바로 삭제하겠으니 알려주세요.
합격하고도 연락이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조금 더 있겠지만, 이렇게 감사의 메세지가 올 때에는 도파민이 샘솟는다.
나 또한 지금 일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했는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공부할 자료를 공유하고 여러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두 본인이 노력해서 이룬 결과이다.
내가 아무리 많은 조언을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최근에는 굳이 내 신상이 드러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속 정보를 올릴 필요가 있을지 고민이 되는 일도 있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보기 위해 무작정 정보를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낯선 사람을 찾아올 정도로 간절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주고,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만드는 것이 원래 취지에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ㆍ값을 매겨야 부여되는 가치
내가 취업할 당시, 주변에서 취업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기에 내가 공부하면서 수집했던 모든 자료들을 나눠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취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들을 공짜로 쉽게 나눠주니, 어떤 사람들은 그 자료를 받아두기만 하고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 이후, 그 사람들 중 누군가는 내가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거짓된 정보를 줘서 결국 불합격했다고 욕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똑같은 자료를 공유했음에도, 누군가는 합격을 하고 누군가는 불합격을 했다면 누구의 잘못인지는 명확하다.
안철수도 아프리카에 의료봉사를 갔을 때 환자들에게 약을 무료로 나눠줬더니 환자들은 그 약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먹지도 않고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약을 주고 100원이라도 돈을 받자 환자들은 그 약이 아까워서라도 먹게 되었고,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병이 금방 치료되어 명의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모든 것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비용이 들어가야 그 가치가 부여된다.
내가 만든 자료는 비행의 기초부터 국내 항공사 신입 부기장 공개채용까지 각종 경험들이 모두 녹아있던 자료들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아마 그 자료들을 쉽게 구한 사람들은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항공사에 입사할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단지 어쩌면 버려질 수도 있었던 힘들게 만든 그 자료들이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이제 그 효용을 다했으니 만족하고 있다.
나 또한 비행교육을 받는 동안 내가 하는 공부법이 맞는지 의심이 드는 순간이 많았지만, 결국 결과로서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내가 공유했던 자료나 조언이 정말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믿고 계속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유효한 방법으로 검증이 되었으니,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