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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전역 후, 한국항공대학교 APP 과정에 합격한 이후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후배가 나를 찾아온 후, 한국항공대학교 APP 과정에 어떻게 합격했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항공사에는 어떻게 합격했는지 여러가지를 물어본 일이 있었다.

일면식이 전혀 없었음에도 어떻게든 연락처를 알아내어 연락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어서, 가지고 있었던 모든 자료를 넘겨주고 도와줬던 일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그 후배는 국내의 모든 과정에서 탈락한 후, 외국 항공사에 기부 형식으로 입사하기 위해 나에게 몇백만 원 정도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었다.

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갚을 것인지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충 나중에 갚겠다고만 해서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결국 다른 곳에서 비용을 마련해 입사했다는 소식 이후로는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이 후배는 내가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내 동기의 뒷담화를 한 적이 있다.

자신과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내 동기 두 명이 자신을 이유 없이 괴롭혀서 상당히 힘들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동기들과 많이 친한 편은 아니었고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동기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뒷담화의 대상이었던 그 동기가 우리 회사에 입사했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만나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은 이 후배는 업무태도가 상당히 불량했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주변에서도 평가가 좋지 않아 다툼이 있었다고 했다.

물론 당사자들 사이에 충돌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당사자들 사이에서 끝내지 않고 말을 지어내고 뒷담화를 한 것이 문제이다.

이 후배의 뒷담화로 인해 내가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음은 물론, 선의의 피해자도 만든 것이다.

 

군대에서 알고 지냈던 다른 어떤 선배에게도 연락이 와서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넘겨준 일이 있었다.

그 자료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고, 그 자료들로만 확실히 공부해도 항공사 입사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모두 통과했지만 최종면접에서는 탈락했는데, 면접에서 이상한 답변을 했다는 소식만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선배가 내가 일부러 잘못된 정보를 줘서 탈락했다고 주변에 소문을 냈다는 말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듣게 되었다.

그 선배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이미 이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뒤에도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

회사에서 일하던 한 사람을 지목하고, 믿기 힘들 정도의 소문을 만들어내며 뒷담화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나는 그 뒷담화에 동조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그 뒷담화의 내용보다는 뒷담화를 하는 행위 자체가 더 불편했다.

그 그룹에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을 따돌렸지만, 나 혼자만 그 사람을 편견 없이 대했다. 그 사람에 대한 소문보다 뒷담화가 더 싫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 내 뒷담화도 어디선가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 소문들은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졌고, 오히려 그를 따돌리던 사람들의 부정행위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외에도 특정 인물을 정확히 지목하고 뒷담화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대부분은 나와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마치 자신의 모든 불행이나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그 사람들의 탓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곤 했다.

 

악의적인 뒷담화에 사람들은 쉽게 휩쓸린다. 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스스로 알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실은 밝혀지지만, 그동안 입은 피해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련의 사건 이후, 나는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과는 절대로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계속 내뿜는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에 오염되어 나 또한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악을 행한다고 하여, 그것을 악으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자는 원망에는 강직함으로써 갚고, 착한 덕행에는 덕으로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꾸준히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을 내가 직접 교정할 것이 아니라, 옳은 일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고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

옳은 일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그것이 어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다. 행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어디에도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타인에게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세우고 평가하기보다, 스스로 깨우치고 변화할 기회를 줘야 한다.

만약 타인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자신 또한 그러한 기회를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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