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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드기어가 또 50% 할인을 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품목을 할인 중이다.

가격을 엄청나게 올려두고 50% 할인을 하니 마치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같지만, 그렇게 할인을 해도 예전의 정가보다 여전히 비싸다.

그 중에서도 50% 할인을 받더라도 이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드는 제품 중 하나가 눈에 띄어서 후기를 남긴다.

지금 태드기어 홈페이지에서 150달러에 반품이 불가능한 조건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데, 왜 반품이 불가능한 조건을 달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태드기어에서 내가 구입했던 제품 중에, 이걸 돈 받고 팔아도 되는지 궁금할 수준의 물건이 2개 있다.

태드기어 이름만 믿고 구입했다가 당한 물건 중 하나인데, 이 자켓은 탈리스만 자켓과 함께 최악의 자켓 1위와 2위를 달성한 제품이다.

 

 

바로 왁스 자켓이다.

이 자켓은 태드기어의 로그 RS 자켓과 동일한 디자인에 왁스 원단을 사용해서 제작된 것이다.

 

말 그대로 옷 전체에 왁스를 바른 자켓인데, 이 왁스 때문에 비가 올 때 방수 기능을 발휘하지만, 대신에 세탁이 불가능하다.

만약 세탁을 하면 세탁기 전체가 왁스로 코팅이 되어 그 세탁기는 버려야 할 수준이 된다. 왁스 자켓은 세탁 자체를 할 수 없다.

먼지가 뭍거나 더러워져도 그대로 입는 것이 멋이라고 하는데, 3일에 1번 세탁을 하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품이다.

태드기어의 설명에서도 먼지가 묻으면 스폰지로 가볍게 쓸어내기만 하고, 절대로 비누나 세제를 사용해서 세탁을 하지 말라고 한다.

물론, 이것 뿐만 아니라 냄새도 문제다. 왁스 냄새가 비에 젖은 판초우의 냄새와 비슷한데, 냄새가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만약 이 옷을 옷장에 넣는다면, 옷장은 물론이고 옷장에 있던 옷에도 왁스가 묻어 주변의 다른 옷들도 전부 망가뜨리게 된다.

 

 

태드기어의 번지르르한 제품 설명만 들어보면, 스코틀랜드의 클래식한 고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상은 원단 제조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기에 비옷으로 사용하기 위해 왁스를 바른 것일 뿐이다.

이 왁스는 옷에 완전히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선크림을 바른 것처럼 일부는 흡수되고 일부는 계속 표면에 남아 있는다.

그래서 이 자켓을 입고 가방을 메면 가방에도 왁스가 전부 다 묻고, 옷장에 넣으면 옷장에 있는 모든 옷에 왁스가 묻는다.

이 옷을 입고 소파에 앉으면 소파에도 왁스가 묻고, 소파에 있던 먼지가 옷에 들러 붙는다.

 

 

이 사진만 봐도 먼지가 들러붙어 지저분하다. 그런데 세탁은 할 수 없다.

물론 세탁소에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면 왁스를 전부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세탁하면 옷이 색이 바래져서 볼품 없어진다.

왁스가 흡수되기 좋은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왁스가 빠진다면 색도 하얗게 변하고 원단도 쉽게 찢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왁스를 굳이 제거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더 저렴한 일반 면 소재의 자켓을 구입하면 된다.

 

 

사진이라도 깔끔하게 찍었으면 이해를 하는데, 사진 자체도 먼지가 묻은 채 그대로이다.

동물의 털은 물론, 사람의 각질, 음식물 등, 작은 먼지나 털을 그대로 달고 다녀야 한다. 자켓을 버리기 전까지 말이다.

이것이 멋이라고 생각한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신발을 신고 침대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위생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사진만 보면 마치 가죽처럼 튼튼한 자켓처럼 보이지만, 기름에 절여진 상태라고 보면 된다. 번들번들한 것은 전부 기름이다.

아마도 집에 굴러다니는 면 자켓을 식용유에 담궜다가 꺼내면 비슷한 물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자켓을 공짜로 줘도 입지 않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얼마 되지 않은 옷까지 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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