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공부하다가 심심해서 기록을 남긴다.

태드기어에서 도심지 컨셉으로 제작한 가방 중 하나인데, 다 좋은데 가격에 비해 품질이 너무 안 좋아서 반품한 물건이다.

전반적으로 사용하기엔 디자인이나 실용성이 꽤 좋지만, 원단을 잘못 선택한 점, 마감이 부족한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태드기어의 AXIOM 24 PACK으로 VX21이라는 초경량, 방수 원단을 사용해서 제작된 가방이다.

가격은 425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으로는 60만 원, 관세 등 세금까지 포함하면 약 72만 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이 과연 이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정도의 물건이라고 묻는다면, 50% 할인을 하더라도 구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하고 싶다.

 

 

우선 VX21 원단은 굉장히 가볍고 완전한 방수가 되는 원단이라 사용만 잘 하면 활용도가 높다.

그런데 외부 표면이 생각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점, 보풀이 생기는 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꽤 신경에 거슬린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

이 원단은 외부의 나일론 재질과 내부의 방수 재질을 접착시켜서 원단을 만들었는데, 접착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

그래서 조금만 원단을 험하게 쓰거나 습기에 노출되면 접착이 떨어져서 박리가 생기게 된다.

박리가 생기게 되면 두 재질 사이에 풍선처럼 공기층이 생기고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변해서 보기 흉해진다.

 

원단이 얇고 질기지 않아 바느질을 하게 되면 구멍이 생기거나 쉽게 찢어지는데,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했다.

아래처럼 원단이 접히는 부분, 부하가 많이 가는 부분은 제대로 처리해서 절단된 부분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야 하는데, 꼼꼼하게 작업하지 않아 불량이 발생한다.

 

 

다른 부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어깨 스트랩 부분은 제대로 재봉이 되지 않아 꺾이는 부분에는 내부 원단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발생했다.

가위로 원단을 잘라서 안으로 완전히 밀어넣은 뒤에 재봉을 해야 오래 사용하더라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데, 그 내부의 원단이 밖으로 그대로 드러나게 처리했다.

더군다나 사진에서 아래 부분은 꺾이는 부분에 바느질을 하지 않고 그 위에다 마감 처리를 했다.

시험 삼아서 하루 정도를 메고 다녀봤는데, 어깨 스트랩 부분에 하얀 내부의 잘린 원단이 밖으로 드러나는데 이걸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웬만하면 스스로 수선을 해서 사용하려 했는데, 원단 자체가 워낙 약해서 바느질을 할 수가 없었다.

 

 

내부 구성은 좋다.

방수도 되고 내부 구획도 잘 나누어져 있어서 활용도는 좋은데, 너무 심하게 부스럭거려서 도서관에서는 사용하기 힘들 것 같았다.

가방 표면은 꽤 매끄러워 촉감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쓰레기 봉투와 비슷한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인해 소음이 꽤 발생해서 불편했다.

따라서 소리를 내지 않고 은밀하게 행동해야 하거나 조용히 물건을 꺼낼 수는 없어서 전술적인 용도로는 부적합했다.

차라리 코듀라 원단을 사용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평가를 했을 것인데,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원래는 해외에 레이오버를 갈 때 양 옆의 지퍼를 열어 캐리어에 끼워 여행용으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내구성이 너무 떨어져서 그럴 수가 없었다.

이 원단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원사가 얇고 가늘다. 의류나 가방 내부에 사용될 원단으로 가방을 만드니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내구성만이 문제가 아니라 제품 마감도 엉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제품 소개 사진조차 가슴 스트랩의 재봉을 하나는 중앙에 하고 하나는 위로 치우치게 재봉했다.

왼쪽에 보이는 어깨 스트랩의 재봉도 균일하지 않게 되어 있다. 차라리 깔끔하게 디자인을 했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나에게 이 정도 품질의 가방을 72만 원을 주고 구매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미스터리 랜치 등의 가방 전문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겠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제품에서 가격과 품질이 균형을 이뤘지만, 요즘은 가격을 떠나 품질이 너무 떨어져서 구입이 꺼려진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