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자녀를 출산했고 이제서야 정리가 좀 되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말이 많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출산 비용이나 육아용품 구입비 등의 일회성 비용은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고, 굳이 따지자면 1인 병실료나 산후조리원 비용이 가장 큰 지출이었다.
이것 또한 강남에서 가장 좋다는 곳만 골라서 이용했으니, 경제 사정에 따라서 저렴한 곳을 선택하면 훨씬 더 비용이 적게 들 수도 있겠다.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는 식비나 가스비 등의 생활비가 약간 증가하긴 했지만, 이것 또한 큰 변화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자녀가 생긴 후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이다.
2시간 간격으로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놀아주는 것이 반복되는데, 그로 인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렇다고 베이비시터를 고용하자니 비용을 떠나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가족도 아닌 타인에게 자녀를 맡긴다는 것이 영 달갑지 않았다.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한 손에는 신생아를, 다른 한 손에는 뜨거운 커피를 들고 지인들과 즐겁게 떠드는 모습을 본 뒤로는 베이비시터를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보통 맞벌이로 추가 소득 300만 원 이상을 벌지 못하면 직접 아이를 기르는 것이 더 낫다고 하는데, 내 기준으로는 500만 원 정도가 아니면 오히려 손해였다.
그래서 차라리 이럴 것이라면 내가 돈을 더 버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향후 계획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게다가 보통 자녀를 출산하면 산모의 건강에 무리가 많이 가는데, 그 상태에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무리해서 돈을 벌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오히려 맞벌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익이고, 누군가가 경제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내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는 조금 더 바빠진 것 외에는 생활에 큰 변화는 없다.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온화해졌다는 사소한 변화가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