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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생활 수준은 적당히 생존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서울에서 사는 것을 포기하고 경기도나 송도로 이사를 간다면, 더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녀를 채드윅송도국제학교에도 보낼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60세 정년퇴직 이후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요즘에는 재수가 없으면 100살까지 산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40년을 백수로 살게 된다.

달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월급이 더 이상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비행기가 아닌 폐지를 주워 모을 리어카를 끌게 될 수도 있다.

 

나는 항공사 조종사가 되고자 돈을 모으려고 공부와 일만 하면서 20대 청춘을 통째로 포기했다. 2억 원이 넘는 비행교육비를 모으려고 말이다.

해외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고, 하루에 3끼 식사도 제대로 챙겨 먹은 적이 없었다. 연애를 해본 적도, 친구를 만난 적도, 카페에 가본 적도 없었다.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사회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사회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이러한 경험하지 않아도 될 부정적인 경험들을 자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게 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대학교 입학금을 제외하고는 학비를 비롯한 거의 모든 비용을 스스로 벌어서 해결했는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런 것들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지금까지의 노력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현재 이 업계에서 내 생활 수준은 바닥에 가깝다. 주변 사람들처럼 서울에 아파트가 여러 채 있지도 않고, 물려받을 재산이나 안정적인 사업도 없다.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매번 해외까지 밥을 싸와서 먹고 있는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면 해외에서 외식을 하는 것보다 지출이 상당히 많이 줄어든다.

주변을 보면 해외에서 매번 외식을 하고 골프도 치고 여행도 다니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다.

나만 이렇게 사는 것이 억울하다는 것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이 부럽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자기 객관화를 통해 정확한 내 위치를 찾았을 뿐이다.

 

지금 상황에서 살아 남으려면 공부 외에는 다른 확실한 방법이 없다. 투자도 현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60세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연 수입 1억 원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문직 외에는 아직까지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인구는 더 줄어들 것이고, 좋은 일자리도 더 줄어들 것이다. 당연히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한 경쟁이 훨씬 더 심해질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는 법무사 시험은 합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서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그나마 이렇게 젊어서 체력이 되고 시간이 될 때 공부하는 것이 낫다.

60세가 되어서 정년퇴직 후 그제서야 위기를 느껴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분명히 이렇게 말하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아! 그때 열심히 할 걸! 아들아, 미안하다! 대학교 등록금은 직접 벌어서 해결하렴!"

 

 

"하, 씁, 아빠! 좀!"

 

ㆍ공부 시간 확보

 

일반적인 직장인이 일과 병행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평일 5시간, 주말 15시간 정도를 공부한다고 한다. 그러면 월 220시간을 공부하는 셈이다.

나는 비행 스케줄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한 달에 17일 정도를 쉴 수 있으니, 하루 17시간 공부하는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최대 300시간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월 300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은 하루에 10시간 매일 공부하는 것과 같은 양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그렇겠지만, 일단 절대적인 양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따라갈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 노력의 정도에 따라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부족해서 공부를 하지 못했다는 말은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다.

 

10년 전에는 한여름, 한겨울에도 공부를 더 하려고 도서관 주차장에서 침낭을 깔고 잠을 잤는데, 지금은 따뜻한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 여건이 훨씬 더 좋다.

머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편이 아니니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똑같지만 말이다.

 

ㆍ법학 공부의 특성

 

법학은 원래 어려운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계속 반복해서 이해가 될 때까지 계속 읽어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법학과 전공자가 아닌 이상, 나 혼자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법무사 시험은 대부분 판례 위주로 구성된다.

판례는 추상적인 법 조문을 구체적인 사실에 적용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법 조문은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조문에 학설(견해)를 더한 것이 판례가 되겠다.

그런데 판례는 판결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실관계가 더 중요하다. 전체적인 문맥을 보고 상황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법 조문은 추상적이어서 실제로 적용하려면 해석으로 보충을 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조문을 다르게 해석해서 견해의 대립이 발생한다.

그 견해의 대립에서 학설이 나오는데, 이 학설에 대해서는 너무 깊이 공부할 필요는 없고, 견해의 대립이 생긴 이유만 알아도 충분하다.

보통 강사들이 쓴 책에는 학설에 대한 설명이 너무 적은 경우가 많은데, 학설을 너무 무시하면 판례를 다 외워야 하니,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해야 한다.

학설은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공부하면 된다.

 

ㆍ요약 노트와 단권화

 

요약 노트나 단권화는 생각해보니 이미 내가 하고 있었던 방식이었다.

레이오버 비행을 갈 때나 출퇴근을 할 때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보는 것이 가장 편했다.

강사들이 중요하다고 했던 내용들을 위주로 작성을 해뒀으니 내용을 더하거나 빼면서 정리를 하는 용도로 써야 되겠다.

 

일단 법무사 제1차 시험은 단권화가 필요 없이 무조건 많이 알면 된다.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틀린 문제를 추가하면서 내용을 보강하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기본서를 다 보고 문제집 풀이에 들어가야 하겠다.

 

ㆍ각 과목별 공부 계획

 

민법은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이므로 매일 공부한다.

아무리 많이 봐도 손해를 볼 것이 없는 과목이다.

 

민사집행법은 배점이 높아서 공부를 잘 해두면 제1차 합격에 큰 도움이 된다.

민사집행법은 절차법이므로 순서(목차)가 중요하다.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착륙시키는 절차(PROCEDURE)를 이것에 빗대어 공부해 보려고 한다.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착륙시키는 순서를 손으로 전부 쓸 수 있는 것처럼, 민사집행법도 절차를 전부 손으로 써내려 갈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큰 목차만이 아니라 아주 세부적인 목차까지 다 적어낼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이 절차에 대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법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실무를 하다 보면 깨우치게 될 것이니, 일단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다.

 

부동산등기법은 등기기록례, 등기신청서도 함께 공부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것도 절차법이라서 반복하면 숙달이 되는데, 문제는 부동산등기 예규 및 선례가 계속 바뀌므로 수시로 확인해서 최신화를 해야 한다.

왜 이런 방식으로 하는지 궁금한 점은 실무를 하면서 확인하면 되고,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대한민국 법원 홈페이지에서 변경 사항을 확인할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하고 최신화를 시키기로 한다.

등기신청서는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신청서 양식과 작성 방법이 있으니 찾아서 공부하기로 한다.

부동산등기법, 부동산등기규칙, 부동산등기 예규 및 선례, 판례 모두 출제되므로 관련된 내용은 모두 공부해야 한다.

 

형사법은 어렵기 때문에 제1차 시험에 탈락하더라도 미리 공부를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다음 해 법무사 시험에서 동차 합격을 노릴 수도 있게 된다.

 

일단 지금은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면서 내년 법무사 시험을 치뤄 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주변에 있는 법무사를 찾아가서 상담이라도 받을 계획이다.

당장 오늘부터 민법 기본서를 공부하면서 향후 계획을 어떻게 짤 것인지 생각을 좀 해봐야 하겠다.

그러나 이런 과정들이 결코 고통스럽지는 않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으니 앞으로도 기대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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