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비행이 없는 날에는 여전히 운동이나 공부만 하고 있다. 미국에 도착해서 공부를 하다 정신을 차려 보면 새벽 3시다.
마지막 과목도 공부가 거의 다 끝나가고, 본업도 나름대로 정리가 되어서 결산을 하려고 했는데, 굵직한 사건 몇 개를 처리하느라 한 달이 또 지나갔다.
공부를 빨리 끝내고 본격적으로 다시 사격이라도 좀 하려고 장비는 다 갖춰뒀지만, 계속 경찰서만 들락거리면서 총포소지허가증만 갱신하고 있다.
빨리 마무리를 짓고 취미생활도 좀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야겠다.
ㆍ 법무사 시험준비 현황
민법 → 2024년 12월 5일 ~ 2025년 1월 19일까지 1회독에 총 45일 소모되었다.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민법은 평생 쓰이는 지식이니 공부를 더 해야하겠다.
상법 → 2025년 1월 24일 ~ 2025년 3월 7일까지 1회독에 총 43일 소모되었다. 민법보다 양이 적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부동산등기법 → 2025년 3월 8일 ~ 2025년 4월 30일까지 1회독에 총 54일 소모되었다. 등기기록례, 등기신청서 부분은 민사집행법 이후에 공부하기로 한다.
민사집행법 → 2025년 6월 안에 1회독을 끝내기로 했는데, 계획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기타 과목 → 2025년 7월 안에 대충이라도 1회독을 시도하고, 시험일까지 기출문제를 풀면서 연습을 해보기로 한다.
제31회 법무사 제1차 시험일이 8월 30일이므로 7월부터는 4과목에 대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까지는 공부를 해봐야 하겠다.
현재 상태에서 올해 합격은 절대 불가능하다. 계속 공부는 해봐야 하겠지만 사실 지금 상태로서는 내년에도 확신은 없다.
지금은 본업, 집안일, 육아 등, 온갖 일을 하다보면 집중해서 공부를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최대한 책상에 앞에 앉아 있긴 하지만 전체 내용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내가 목표로 했던 공부량이 채워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어쨌든 본업과 가정이 우선이니 일단은 어쩔 수 없다.
법무사 시험 합격자들이 말하기론, 직장과 병행한다면 10년을 예상하라는데, 일단 나는 그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다.
그래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사람은 다 죽는다.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은 시도라도 해봐야 후회가 없을 것이고, 그럴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으니, 될 때까지 한다.
이제는 이 공부도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머리를 이과에서 문과로 물갈이를 하느라 조금 헤맸지만, 지금은 단지 양이 많다고 느껴질 뿐이다.
나는 은퇴 이후에 택시를 운전할 생각도 없고,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을 할 생각도 없고,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를 생각도 없고,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을 할 생각도 없다.
60세 이후에 취업을 할 곳도 없겠지만, 취업을 하더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일을 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일을 할 생각도 없다.
적은 돈이라도 내 사무실에서 여름에는 시원한 곳, 겨울에서는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을 해치거나 힘들고 더러운 일은 이미 어릴 때부터 많이 해봤다.
지금은 모든 것을 다 극복하고 평온하게 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젊을 때에는 잘 곳이 없어서 쫓겨 다니거나, 누군가 먹다 버린 음식을 주워 먹기도 했고, 식사를 자주 거르는 바람에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했다.
지금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이유로 그만두게 된다면, 이번에는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다 같이 내가 겪었던 가난을 함께 겪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절대로 다시 가난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갈 생각이 없고, 그 경험들을 다시 반복할 생각도 결코 없다.
다행히도 나는 몸보다 머리를 쓰는 일이 좋고,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에 더 흥미를 느끼고, 마냥 노는 것보다는 일이나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재밌다.
노후를 준비한다는 단순한 목적도 있지만, 실현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계획도 있다. 망상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결국 합격이라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 시험을 시작했으면 합격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포기를 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공부를 하면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은 CHATGPT를 활용하고 있었는데, 간단한 부분은 이해에 도움이 되지만, 복잡한 사안에 있어서는 틀린 답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실무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것만 믿고 있다간 잘못된 내용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가급적이면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겠다.
사건번호만 알려주면 그 내용을 요약해주는 부분은 좋긴 하지만, 여기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약해질 것 같아서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ㆍ항공사 조종사 업무현황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심이다.
예전에는 비행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많았지만, 인사담당자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도 외국 항공사로 이직한 친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한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를 떠나기도 어렵고, 한국에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장거리 비행을 자주 나가게 되면서 시차가 뒤바뀌고, 건강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생겼으니, 규율을 정할 때가 되었다.
어떤 경우에도 해가 지면 기내식을 먹지 않거나 최소한으로만 섭취한다. 잠에 들기 4시간 전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다.
설탕 덩어리인 후식 케이크는 먹지 않는다. 과일과 채소 위주로만 먹고, 치즈는 최소한으로만 섭취하거나 먹지 않는다.
이 규율을 깨면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되어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식욕조차 이기지 못해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도 나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회사 내에서도 내가 최근에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나의 사생활을 구태여 언급하며 소문을 내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나름대로 꽤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떤 의도였는지는 내심 짐작을 하지만, 결코 내가 잘 되기를 바랐던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게 내 사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기록을 함으로써 절대로 포기하지 못하게 묶어두는 효과가 더 크다.
나의 실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공부가 정말 하기 싫을 때에도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책상에 앉게 되는 효과가 있다.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명예보다 실리를 쫓는 사람들은 항공사에서 소형기 기장이 되기보다 대형기 부기장에서 계속 머무르겠다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눈에 더 자주 띄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런 선택에 대하여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회사에서는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딱히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ㆍDISCIPLINE
작년부터 법무사 시험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금지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쉽게 끊기 어려웠던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작년 중순 즈음에 항공사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을 도와주느라 잠시 사용했던 이후, 이제는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는 환경이라, 불특정 다수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공간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들어가서 글을 읽게 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적힌 글을 읽어보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 중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블라인드 앱은 5년 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서, 이제는 그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지금 당장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현실이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루과이의 산기슭에서 어떤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듯이 말이다.
요즘은 직장인들 대부분이 블라인드 앱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굳이 그 무법지대인 쓰레기 소굴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은 대부분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한남, 한녀, 헬조선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모욕하거나 조롱하거나 삶을 비관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은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고,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내어 자기 자신을 괴롭히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렇게 불특정 다수를 조롱하며 공격하거나 패배주의에 찌든 글들을 보다 보면, 마치 당장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행히도 인터넷 커뮤니티의 여론은 실제 현실과는 많이 다르며, 아주 극소수의 의견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부풀리기 때문에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자극적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도파민에 중독되면 결국 뇌가 망가져서 썩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말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매몰되면 그 말버릇이 현실에서도 튀어나오게 되어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는데, 굳이 엮이고 싶지 않아 최대한 거리를 두고 있다.
외국인 기장들마저 그 사람에 대해서 굉장히 무례(TRULY RUDE)하다고 평가할 정도였으니, 나 뿐만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넘어설 정도의 무례함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계속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괜찮은 일자리도 계속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타인과 비교하면 끝도 없겠지만, 적은 돈이라도 성실하게 일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고 있다면, 이미 평균 이상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싶다.
일단 지금 살아 있으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돈을 벌던가, 시험에 합격하던가, 효도를 하던가, 복수를 하던가, 뭐든지 할 기회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