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ㆍ사고 발생 후 경과
- 2024년 12월 29일: 무안 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가 발생함
- 2025년 7월 19일: 사고조사위원회에서 해당 조종사들이 손상이 큰 오른쪽 엔진 대신 상태가 나은 왼쪽을 껐다고 주장함
- 2025년 12월 17일: 정부에서는 무안 국제공항 명칭을 김대중 공항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함
- 2026년 1월 22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열기로 예정되어 있음
이 와중에 공항 명칭을 김대중 공항으로 변경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묻혀버릴 가능성이 우려되었다.
만약 나에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똑같은 취급을 받게 될 것이 예상되므로, 앞으로 이 사고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계속 추적 및 기록할 생각이다.
ㆍ야간 비행의 피로감
- 제주항공 2216편 출발 시각 → 해당 항공편은 방콕에서 새벽 2시 11분에 출발했는데,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새벽 4시 11분에 출발한 것이다.
- 비행 준비에 필요한 시간 → 새벽 4시 11분에 비행기를 출발시키려면 현지 호텔에서 최소한 새벽 1시에는 일어나서 비행 준비를 해야 한다.
- 극도의 피로감 → 새벽 1시에 일어나서 비행을 준비하여, 한국에 아침 9시에 도착했다면 사실상 완전히 밤을 샌 상태가 되어 극도로 피로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극도로 피곤했을 상황에서도 빠르게 판단하여 비행기를 활주로 위에 손상 없이 접지시켰다면 조종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해당 조종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시도가 있었다.
ㆍ해당 조종사들에게 과실이 없는 이유
- 조류 충돌이 있었음에도 복행한 것 → 착륙 복행은 정상적인 절차로서 비상 절차가 아니다.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착륙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 상태가 더 나은 엔진을 끈 것 → 낮은 고도에서 조류 충돌까지 발생한 상황에서는 어떤 엔진이 더 나은지 확인할 여유가 없고, 모든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 착륙 장치를 내리지 않은 것 → 착륙 장치를 내리게 되면 항력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며, B737 기종은 착륙 장치를 수동으로 내리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다.
- 플랩을 내리지 않은 것 → 플랩이 모두 전개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모되며, 항력 또한 증가하므로 활주로까지 비행할 수 없게 되어 더욱 위험해진다.
- 활주로 접지구역에 착륙하지 않은 것 → 정상적인 공항은 활주로를 이탈하더라도 안전상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사고에서 조종사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15년간 비행을 해왔던 경험상으로는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볼 만한 상황이 없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보았을 때, 모든 과정들은 정해진 규정대로 이루어졌으며, 해당 조종사들이 임의로 판단하여 수행한 사실은 없었다.
정말 만에 하나, 조종사들에게 억지로 과실을 뒤집어 씌운다고 하더라도, 모든 승객이 사망한 결과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비행 중에 엔진 하나가 폭발하거나 갑자기 꺼지는 상황은 매년 수도 없이 반복하여 연습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조종사들은 그런 상황에는 매우 익숙하다.
만약 해당 조종사들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해진 절차대로 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면, 애초에 매년 실시하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여 이미 해고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손상된 엔진이 아닌 다른 엔진을 실수로 껐을 것이라는 주장은 비행을 해보지 않은 일반인들이나 할 수 있는 생각으로서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복행 당시에는 엔진에 큰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복행을 결정했을 수도 있고, 조류 충돌 이후에 갑자기 엔진 상태가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해당 조종사들이 실수를 했다고 단정짓고 책임을 떠넘기기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너무 부족하다.
B737 비행기는 모든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유압 시스템을 상실하게 된다.
단, 배터리나 APU가 사용 가능하다면 전기를 이용하여 유압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는데, 문제는 항공기의 블랙박스(FDR)의 기록이 일부 손실된 것이다.
배터리에 문제가 있어 블랙박스(FDR)의 기록이 상실되었다면, 유압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전원도 상실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APU를 사용하여 유압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데, APU를 켜는 시간은 보통 1분 30초가 걸리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유압 시스템을 상실하게 되면 비행기의 조종간에도 유압이 상실되어, 건장한 성인 남성도 조종을 하기 힘들 정도로 조종간이 무거워진다.
착륙 장치의 경우에도, 착륙 장치를 내리게 되면 비행기에 항력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체공 거리와 체공 시간은 절반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플랩 또한 착륙할 때까지 사용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플랩이 전개되면 항력 또한 증가하여 체공 거리와 체공 시간은 더욱 감소하게 되어 활주로까지 비행할 수 없게 된다.
활주로의 중간 지점에 착륙했다고 하나, 체공 거리가 부족해서 논두렁에 추락하는 것보다 활주로의 1/3 지점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이다.
결국 착륙 장치와 플랩을 내리지 않은 것이 최선의 판단이었으며,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한 조종사들을 영웅이라 불러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비전문가가 무작정 자신의 추측으로만 비난하는 것은 굉장히 경솔한 행동이다.
결론적으로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지할 때까지의 모든 절차들은 규정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당 조종사들에게는 과실이 없다.
만약 모종의 사유로 인하여 조종사들에게 억지로 과실을 뒤집어 씌운다고 하더라도, 해당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정상적으로 활주로에 접지시켰다.
활주로에 비행기가 내린 이상, 해당 조종사들의 과실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다. 비행기가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더 이상 해당 조종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해당 조종사들이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거나 빠른 제동을 위해 어떻게든 착륙 장치를 내렸을 것이다.
단지, 활주로 끝에 설치되어야 하는 RESA, EMAS 등의 안전 장치 대신에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