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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글인데, 최근에 공식적인 자료와 판례가 나와서 내용을 추가한다.

요약하면, 일반인들도 해외여행을 자주 간다면 연간 선량한도를 충분히 초과할 수 있고, 기준치가 6배 높은 조종사나 승무원은 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조종사와 승무원의 연간 선량한도를 50mSv에서 6mSv로 대폭 낮춘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반인에 비해 기준치가 훨씬 높다.

중요한 점은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항공사의 조종사나 승무원들의 우주방사선 피폭량이 법령상의 허용치를 넘지 않았음에도 그 영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원자력 관련 직군 대비 10배, 일반 직군 대비 80배 많이 피폭이 되므로,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조종사들은 경력이 쌓이면서 염증이나 알러지를 비롯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면역성 질병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여성 조종사나 승무원은 임신이 확인된 경우에는 즉시 비행을 중지시킨다.

방사선 피폭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기형아 출산 및 유산 등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임신 중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로도 최근에 비행기 순항고도인 FL400에서 방사능 측정기로 측정한 값이 시간당 4μSv 정도로 측정이 되었는데, 10시간이면 40μSv 정도로 피폭이 된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한 달에 70시간을 비행할 경우 280μSv, 1년에 820시간을 비행한다고 가정하면 3,360μSv에 노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승무원은 항공종사자가 아니므로 조종사에 비해 비행시간이 더 많아 1년에 약 1,200시간을 비행한다고 가정하면 약 4,800μSv에 노출된다고 보면 된다.

조종사나 승무원의 평균적인 비행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조종사는 일반인 기준의 약 3.5배, 승무원은 약 5배 넘게 방사선에 피폭이 되는 셈이다.

조종사나 승무원이 특수한 옷을 입는다거나 특수한 신체를 가진 것이 아닌데도 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항공사 조종사의 보험 위험등급은 2등급으로서 고위험 직군으로 분류되어 보험료가 높게 책정된다.

1등급은 오토바이 운전자와 헬리콥터 조종사이며, 항공사 조종사는 2등급 중에서도 건설현장 인부나 군인보다 고위험 직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저고도 단거리 비행 위주의 소형기보다 장거리 고고도 비행 위주의 대형기가 더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저고도, 단거리 비행 위주로 비행을 하는 것이 암 발병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ㆍ방사선 노출과 산업재해 판정

 

 

최근 들어, 주변 조종사들이 암, 백혈병, 녹내장 등으로 휴직하거나 사망하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 아래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던 기사들이다.

2017년 3월 이스타항공 40대 초반의 부기장이 근무 중 심장마비로 사망,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이뤄진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에 따른 과로사로 인정되었다.

2021년 5월 대한항공 승무원이 비행 중 상당량의 방사선 노출과 급성백혈병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2021년 6월 대한항공 조종사도 북극항로 등 고위도 노선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과 급성백혈병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2022년 8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도 방사선 피폭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그 외에도 외부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으나, 산업재해 판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사유임에도 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일정 금액을 보상받는 경우도 있다.

2019년 8월에 발표된 국내 논문에 따르면, 항공운송산업 종사자의 백혈병 발병률이 공무원보다 약 1.9배, 일반 노동자보다 1.8배 높았다고 한다.

여성 항공운송산업 종사자는 전체 암 발병률에서도 공무원보다 2.3배, 일반 노동자보다 2.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외 기타 골다공증, 골절 위험과 생체리듬의 교란, 호르몬의 변화, 멜라토닌의 생성 억제 등으로 암 발병률을 높인다.

보험사에서 조종사와 승무원 등의 보험료를 높게 책정하는 이유는 항공사고가 아니라 이런 이유 때문이다.

 

ㆍ야간비행의 위험성

 

교대근무(야간비행 등)은 극도로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2A급 발암물질이다. 참고로, 1등급 발암물질은 방사능이다.

시차로 인한 피로가 복구되려면 비행시간당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동남아에 착륙한 경우, 8시간은 충분히 자야 복구가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교란된 생체리듬의 완전한 복구에는 10일 정도가 걸리지만, 연속으로 10일을 쉬는 조종사는 없다. 대개 3일 정도 쉬다가 다시 해외로 나간다.

충분히 쉬면 복구가 된다고 말은 하지만 완벽하게 복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신체는 여전히 손상을 입어 결국 수명은 단축이 된다.

 

국내선 비행은 대부분 새벽이나 주간에 하지만, 국제선 비행은 대부분 야간에 한다. 거의 매일 밤을 샌다고 보면 된다.

일등석, 비지니스석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하지만, 비행기 소음을 들으면서 소파에 앉아 얼마나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지 집에서 시험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위험에서 멀어지려면, 금주, 금연, 꾸준한 운동과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이제 8년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끊임 없이 가고 있고, 아무 의심 없이 '안전하다'고 하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호텔이나 식당에서 맛있게 먹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며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에도 지역 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근처에서 사고를 구경하다가 모두 사망했었다.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도 현재 진행형으로, 33년이 지난 지금도 방호 덮개를 씌우는 등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 외에는 향후 어떤 조치 계획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항공 업계에서도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방사선 피폭량이 어떻게 측정되고 관리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애초에, 기내에는 방사선 측정장비를 들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측정하지 못하고 수치를 예측하여 관리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도 있겠다.

 

ㆍ항공승무원의 연간 피폭량 기준

 

 

현재 원자력안전법에 항공승무원의 연간 피폭량은 50mSv, 5년간 100mSv를 넘지 않도록 되어있다.

유럽을 기준으로 만든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를 위한 안전지침'에는 연간 선량한도의 30%인 6mSv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이 국내 항공사 승무원의 연평균 피폭량을 분석하자 2,200μSv로 측정되었다.

이는 비파괴검사자의 1,700μSv나 원자력 발전소 종사자의 600μSv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일단 평균 2 ~ 4배 정도 높다.

 

특히 북극항로(POLAR ROUTE)라고 하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고위도 및 고고도 지역을 비행할 경우 우주방사선 유입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주방사선과 질병의 연관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질병이 의심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승무원들에 대한 연간 방사선 피폭량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 수치가 실제로는 연간 기준치인 6mSv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한다.

대한항공의 한 조종사가 직접 피폭량을 계산하자 일반인 연간 선량 한도의 8배에 이르는 양이 피폭되었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측정되어서 이렇게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 보았다.

 

ㆍ프로그램별 피폭량 예상치

 

 

나이라스(NAIRAS):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 태양 우주방사선과 은하 우주방사선을 모두 고려한다.

크림(KREAM): 기상청과 한국천문연구원, 태양 우주방사선과 은하 우주방사선을 모두 고려한다.

시버트(SIEVERT): 프랑스, 태양 우주방사선과 은하 우주방사선을 모두 고려한다.

카리식스엠(CARI-6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사용, 은하 우주방사선만을 고려한다.

카리세븐(CARI-7): 국가기상위성센터, 은하 우주방사선만을 고려한다.

 

위 그래프처럼 항공사에서 사용하는 카리식스엠 프로그램은 태양 우주방사선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은하 우주방사선(GCR): 은하 우주방사선은 우주의 항성, 초신성 폭발, 펄서 가속 및 은하 핵폭발 등을 기원으로 한다.

강도는 초음속 항공기의 비행고도에서 해수면까지 갈수록 감소한다. 극으로 갈수록 세지고 적도에 가까울수록 약해진다.

항공기 내에서의 피폭에서 은하 우주방사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5%이다.

 

태양 우주방사선(SCR): 태양 우주방사선은 플레어나 태양질량방출(CMEs) 등 태양의 대기에서 높은 에너지가 갑작스럽게 방출되는 활동에 기인한다.

은하 우주방사선은 모든 방향에서 지구에 도달하며 지속적인 반면, 태양 우주방사선은 태양으로부터 오며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이고 강도도 낮다.

 

이 두 종류의 우주방사선은 11년 주기로 강도가 변화한다.

태양 우주방사선을 고려한다면, 이 태양 우주방사선의 수치가 높아질 때에는 순간적으로 고선량 피폭을 맞게 된다.

북극항로를 통해 미국 뉴욕에서 인천으로 올 때, 평균 피폭량은 85μSv이다. 그런데 태양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고려하면 최대 수백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2003년 파리 천문대의 논문에 따르면, 태양 활동이 강했던 경우에는 파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단 한 번의 비행에서 360μSv에 노출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태양활동이 강했던 시기에 비행했을 경우에는 2,450μSv, 4,550μSv에 노출되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미국연방항공국(FAA)에서 2005년에 발표한 보고서에는 우주방사선 피폭 최대치가 FL400에서 시간당 55μSv, FL300에서는 시간당 21μSv이라고 발표했다.

뉴욕에서 인천까지는 14시간이 걸리므로, 단 한 번의 비행에서 770μSv에 피폭되므로 일반인의 선량 한도인 연간 1,000μSv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카리식스엠에 나타나는 계산 결과는 실제 우주방사선 피폭량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ㆍ조종사로서 향후 대책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세포사멸이다. 방사선에 피폭된 세포는 즉시 죽어버리므로 결정적 영향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암 및 유전적 영향이다. 이 경우에는 오랜 시간 서서히 영향을 미치므로 확률적 영향이라고한다.

매일 10시간 이상 비행을 하면서 방사선에 피폭되어 세포가 죽기 때문에, 죽은 세포가 회복하려면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렇게 계속 비행을 하면서 장기간 방사선에 노출된다면 돌연변이 세포도 계속 증식하여 암에 걸릴 확률이 점차 증가하게 된다.

일반 사람들은 암에 걸릴 확률에 대해 주사위를 한 번만 던진다면, 조종사나 승무원들은 그 주사위를 매일 던진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주방사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주방사선의 영향 뿐만 아니라, 생체리듬 교란을 일으키는 교대근무가 질병의 더 큰 원인일 수도 있다.

실제로 야간비행을 한 뒤에는 방사능에 피폭된 탓인지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이 아프며 심장도 빠르게 뛰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아래와 같이 결론을 내렸다.

야간근무자는 암 발병률 위험이 높고, 지속적인 야간조명 및 흐린 야간조명 또는 인위적인 만성 시차적응 상태가 종양의 발생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도 있다.

야간의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되면서 종양의 발생과 성장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태양 및 우주방사선의 영향과 만성 시차적응으로 인한 복합적인 위험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서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각자 판단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아래에 각 기관에서 만든 자료와 논문을 첨부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ANALYSIS_OF_COSMIC_RADIATION_DOSE.PDF
1.37MB
RAD_DOSE_MODEL_COMPARISON_AT_FLV.PDF
0.61MB
COSMIC_RAYS_STUDY_FOR_AIRLINE_PILOTS.PDF
6.7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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