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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틀 휴무도 나왔고, 영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집에서 쉬는 겸 글이나 써본다.

 

이 글은 토익, 토플, 오픽처럼 영어 점수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글이 아니다. 영어 점수가 필요하면 학원에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영어를 시험같은 단기적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한국어처럼 사용하면서 장기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나는 조종사가 되기 전에는 영어권에 해외 여행도, 영어 학원도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던 터라, 나름대로의 독학 영어 공부 시스템을 만들어서 활용을 해 왔다.

육군 장교라 매년마다 이사를 했고, 야근으로 밤을 새거나, 오지로 훈련이나 파견을 나가는 일도 많아 학원은 커녕 일정한 시간에 공부할 시간조차 없었다.

산 속이라 인터넷도 되지 않아 휴대폰 테더링이 겨우 터지던 공용 샤워실에서 온라인 영어 강의를 보기도 했고, 장염에 걸려 40도 고열로 병원에 입원해서도 단어장을 만들다가 좀 쉬어야 낫는다고 한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영어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의사 소통에도 문제가 없으며, 몇 시간이고 내가 아는 분야에 대해 영어로 강의하고 떠들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이 영어가 도움이 되었을 때는 미국 통신사 직원의 실수를 조목조목 반박해서 100달러 환불을 받아내거나, 발코니에서 계속 고기를 구워먹으며 밤새 떠들던 옆집을 조용히 시키거나, 비행학교와 조율하여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등 수도 없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작은 우물을 벗어나 영어로 전 세계의 정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러면 우선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영어에 익숙해지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간단하다. 한글을 버린다.

동시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으면 편하고 쉬운 것을 고르기 마련이다. 한글을 버려야 더 빨리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이제 한글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영어가 훨씬 편해서 계속 영어로 쓸 수 밖에 없게 된다.

 

1. 먼저 휴대폰의 시스템 언어를 영어로 바꾼다. 휴대폰을 쓰고 싶은데 처음 보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모르면 공부해야지.

2. 컴퓨터도 시스템 언어를 영어로 바꾼다. 영어가 낯설어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류가 났는데 영어 단어를 몰라서 못 고치겠다? 모르면 공부해야지.

3. 글을 적을 수 있는 노트나 블로그를 개설한다. 오늘 배운 문법과 단어를 조합해서 간단한 문장부터 만들어본다. 하다보면 실력이 늘고, 손으로 문장을 쓸 수 있어야 말도 할 수 있다.

4. 집에 TV가 있다면 BBC나 CNN같은 영어 뉴스를 틀어둔다.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들이 자주 노출되기 마련이다.

5. 재밌게 볼 수 있는 취향의 미드를 몇 편 준비한다. 처음부터 알아듣기 어렵다면 영어 자막까지는 괜찮다. 재미가 없으면 그만두기 마련이다.

6. 모르는 것들이 나오면 구글에 영어로 검색한다. 외국의 논문이나 귀중한 자료들을 너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면 이제 한글보다 영어가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고 익숙해진다.

그리고 한국이 얼마나 좁은 나라인지,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한국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지 알게되면 영어 공부가 재밌어진다.

 

이제 영어를 공부할 준비가 되었으면 문법부터 시작한다.

문법이 가장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문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문장의 기본 구조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문장의 구조를 모르니 작문도 회화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본 것이 CAMBRIDGE 출판사의 ENGLISH GRAMMAR IN USE이다. 기본서로 가장 추천하는 책이다.

 

 

한글판과 영문판이 있고, BASIC, INTERMEDIATE, ADVANCED 시리즈로 총 세 가지가 있는데 먼저 한글판 BASIC으로 기본 틀을 잡는 것이 이해하기 좋다.

문장의 구조와 예시를 보고 문제를 풀어보고, 영어 문장을 구성하는 큰 틀을 먼저 배운다.

 

BASIC 한글판, INTERMEDIATE 한글판, INTERMEDIATE 영문판, ADVANCED 영문판 순으로 공부하면 되는데, BASIC 까지만 공부해도 일상적인 영어 회화를 구성에 큰 어려움은 없다.

 

적어도 이 책을 10번 정도 본다면, 영문법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주어, 목적어, 보어 따위의 문장의 요소같은 것은 모른다. 그런데 그 문장이 틀린 것을 알고 교정할 수는 있다.

그런 것들을 훈련시켜주는 교재이며, 그런 방식으로 알려주는 교재이다.

 

이 책을 두 세 번 정도 공부하다보면 영어 문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그러면 책에서 나온 예시를 조합해서 영어 일기를 쓴다.

최대한 문법에 맞게 아무 내용이나 꾸준히 쓰다보면 한 달 정도 후에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영어 작문에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영어 일기는 매일이든 일주일이든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써야 한다. 흐름을 놓치면 재미가 없어지고 금방 그만두게 된다.

하나씩 쌓여가는 영어 일기와 나아지는 영어 작문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공부를 그만 둘 수 없게 된다.

 

영어를 비롯한 모든 공부는 본인이 흥미를 느끼고 재밌어야 꾸준히 계속 할 수 있다.

나는 주로 관심이 많았던 분야에 대해 영어로 검색을 하다보면 한글로는 구할 수 없었던 정보들이 너무 많았기에 더욱 영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이제 영문법의 기본적인 틀을 갖췄다면 영어로 영어 공부를 할 준비가 된 것이다.

다음은 영어권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준 영어와 최신 영어 트렌드, 자주 사용하는 숙어들을 배울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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