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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국내 조종사들이 외국 항공사로의 이직에 성공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취업이민 EB-2 NIW의 경우에는 신청자가 너무 많아 미국 대사관 인터뷰 대기만 3년 정도가 밀려 있어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의 특정 항공사에서는 숙련된 조종사의 유출이 너무 많아져서 계획에 없던 격려금도 지급하는 상황인데, 조만간 국내 조종사 인력난이 심각해질 것 같다.

지금도 이미 조종사 부족으로 인해 월 비행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아진 상태라 과로사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 와중에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에 입사한 사람들의 후기가 있어 종합하여 정리를 해둔다.

 

나는 물론 가족들도 해외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데, 미래는 모르는 법이다.

국내 항공사 조종사에 대한 처우가 계속 악화되어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거나, 그 외에도 원치 않게 한국을 떠나야 할 이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주변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환경이 좋은 곳으로 가면 될 일이다. 태양이 뜨거우면 그늘로 가던가,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될 일이다.

비가 오면 하늘을 탓하면서 비가 그치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우산을 쓰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거시적인 흐름을 일개 개인이 바꾸기는 힘들다.

 

문득,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대표이사도 성공하려면 한국에서는 답이 없으니 외국으로, 특히 아프리카로 가라는 말을 했다.

게다가 국내에 비해 외국 항공사의 조종사 연봉이 3배 이상 많다. 아무리 외국에 사는 것이 싫더라도 연봉이 3억 8천만 원이라면 솔깃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아무튼 외국 항공사에 이직한 사람들의 후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양질의 자료들이 소멸되기 전에 기록을 남겨둔다.

 

ㆍ카타르항공 부기장 지원 자격

- 총 1,000시간의 비행경력

- 해당 기종 최소 500시간의 비행경력 → 카타르항공은 보잉 및 에어버스 대부분의 기종을 운영함

- 해당 기종에 대한 최근 12개월 이내의 비행경력 → 최근 1년간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면 자격 충족됨

- ICAO ATPL 또는 FROZEN ATPL → 운송용 조종사 자격증명 또는 FAA ATPL 필기시험 합격증

- CLASS 1 MEDICAL CERTIFICATE → 최소 2개월 이상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을 것, 별도의 신체검사는 없음

- EPTA 4등급 이상의 자격

 

ㆍ입사 지원서 작성, 제출 서류

- 지원서는 QATAR AIRWAYS PILOT RECRUITMENT 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

- CV(자기소개서) 및 요구하는 서류는 모두 PDF로 변환하여 전송하면 서류전형이 완료됨

- 비행 로그북 → 가장 마지막 페이지의 시간과 제출하는 서류의 시간을 맞춰서 준비할 것

- 서류는 회사에 제출하는 것, QCAA(카타르 민간 항공국)에 제출하는 서류를 각각 준비할 것

- 서류 심사는 LAST PROFICIENCY CHECK DATE, IR EXPIRY DATE를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확실하게 준비할 것

 

ㆍPSYCHOMETRIC ASSESSMENT, 심리 평가

- LATEST PILOT JOBS 홈페이지의 문제은행에서 기출문제 등을 미리 연습할 수 있음

- 인성검사와 비슷한 문제로서 총 200개의 문제가 있는데 어려운 것은 없으나, 이 시험의 결과는 이후 TMAAT 문제에 영향을 준다고 함

 

ㆍINTERVIEW INVIATION, 인터뷰 초대

- 위 시험에서 통과하면 2 ~ 3일 후에 카타르 도하에서 면접을 보라는 이메일을 받게 됨

- 초대장에는 면접 일정과 함께 앞으로의 과정 및 필요한 서류 등이 적혀 있음

- 로그북을 작성할 때에는 회사에서 도장을 찍어서 가는 것이 좋음 → 형식상 요구되는 것이니 뭐든지 찍기만 하면 됨

- 요구되는 서류 중에 LATEST PROFICIENCY CHECK 결과지가 있는데 회사에 발급 요청을 해야함

- 조종사 자격증명 사본 +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급하는 유효성 확인 증명서 → EPTA 등급 포함

- 이코노미 클래스 확약, 비지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가능 티켓을 수령하여 카타르 도하로 이동

 

ㆍ시험 1일차, 현지 호텔에서 휴식

- 공항에 도착하면 직원의 안내를 받아 호텔에 짐을 풀고 휴식

 

ㆍ시험 2일차, 자기소개 및 서류 제출

- 아침에 호텔 로비에서 버스를 타고 시험장소로 이동하여 간단한 자기소개로 시작 및 서류 제출

- 회사 소개 및 급여, 복지에 관한 안내를 받음

- 실수령 연봉 기장 2억 2천만 원, 부기장 1억 6천만 원 보장 → 한국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각각 연봉 3억 8천만 원, 연봉 3억 원에 해당됨

 

ㆍ시험 3일차, 필기시험 및 구술평가

- TECHNICAL EXAM → 필기시험으로서 LATEST PILOT JOBS 홈페이지에 있는 기출문제와 일부 겹침, 난이도는 쉽지 않은 수준임

- TECHNICAL REVIEW → 카타르항공의 기장 2명에게 구술평가를 받음, 지원자들의 지역 및 현재 날씨 등과 관련하여 시나리오를 받음

- 항공기 고장 발생 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MEL 적용 절차, 착빙 등 실제 비행에 있어서 실무적인 내용에 관련된 질문을 받음

- COMPETENCY INTERVIEW → 인사팀 직원과 인터뷰, TMAAT(TELL ME ABOUT A TIME)의 질문을 하면서 실무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함

- ENGLISH TEST → EPTA와 유사하게 진행되는데 여러가지 상황을 들려주고 그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사진을 보고 토론을 하는 형식임

- 이 단계를 마치면 바로 합격 여부를 알려주고, 다음 날 시뮬레이터 시험을 보게 됨 → 여기까지 합격하면 최종 합격률은 90% 이상임

 

ㆍ시험 4일차, 시뮬레이터 평가

- 시뮬레이터 평가 → VISUAL PATTERN, V1 CUT, GO-AROUND 수행

- 옆에 동승한 교관은 본인이 요청한 사항만 수행하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은 전부 요청해야 함

 

전반적으로 봤을 때,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성이 느껴지고, 비행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막연히 외국 항공사로 이직해서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 우선 내 실력부터 키워서 적은 돈이라도 안정적으로 사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물론 나이도 젊고 한국에 미련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외국으로 나가서 연봉 3억 원을 받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외국으로 간다고 지금의 모든 어려움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외국 항공사로 이직하는 것은 높은 연봉이 목적인지, 탈조선이라는 자국혐오적 발상에 따른 것인지, 단순히 외국 생활이 더 좋은 것인지 각자 선택의 영역이다.

외국 항공사의 조종사가 국내 항공사 조종사보다 연봉이 3배 정도 높지만, 외국인 노동자로서 받는 인종차별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외국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행복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적응하지 못해 돌아올 경우에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어차피 삶을 사는 순간마다 고통은 계속 찾아온다.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고통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 같다.

일단 조종사 부족 현상은 앞으로 몇 년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어떤 회사의 직장인으로서 급여를 받으면서 사는 이상, 경제적인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평생 계속 일만 하면서 살 것인지, 직장인을 벗어나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이 목적인지 조금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결론은 잡생각 말고 실력부터 키우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단서를 찾을 때까지 레이더를 계속 돌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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