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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인식으로 봤을때, 이제는 완전히 종식되었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많이 안정되었다.

비행기 옆구리에 그려진 피카츄를 보니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 새삼 체감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바빠질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단, 항공업계가 좋아진 것이지 내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물가는 올랐는데 월급은 줄어들고 일은 더 많아졌다.

 

이 글은 항공사 조종사라는 직업을 추천하는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다.

단지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했으니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판단함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니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랄 뿐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국내외 비행학교에서 몇 억 원의 돈과 몇 년의 시간을 투자했다가 지금까지 이뤘던 모든 것들을 잃은 사람들도 있다.

이 분야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기 때문에 누구든지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조종사 자격증명도 쉽게 취득할 수 있다. 단, 그 뒤의 일은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미래를 걸고 무작정 도박을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아보고 준비하여 실패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최근 들어, 국내 항공사의 신입 부기장 채용 소식도 많이 들려오고, 외국 항공사에서도 경력직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채용을 시작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 중동 항공사, 하와이 항공사, 캐나다 항공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올라온 부기장 채용 공고로 인해 주변에서는 이직 준비가 활발하다.

작년 중순부터 시작해서 많은 한국인 조종사들이 외국 항공사로 이직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월급으로 4천만 원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조종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계속해서 해외로 유출되는 조종사들로 인해 빈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가끔 댓글로 받는 질문들을 보면 이 업계에 대해 크게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금까지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고 아직도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적체된 인원들이 해소되려면 오래 걸리지 않겠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이 질문은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오해 때문인데, 그 자격증명의 취득 시기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이제 막 비행학교를 수료한 사람들이 보기엔 다들 실력이 비슷해 보이겠지만,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똑같은 과정으로 자격증명을 취득했음에도 왜 누군가는 취업에 실패하는지 이유를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예전에 썼던 글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을 했지만, 이것 또한 극히 일부의 내용에 불과하니 참고만 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에 올라온 익명의 누군가가 작성한 글에 인생을 걸지 말고, 현직에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조언을 받기를 바란다.

 

ㆍ시작 전에 확인할 것들

 

우선, 항공사 조종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알아봐야 할 것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공부, 운동, 자격증 등,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들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왔는지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소형 비행기 한 대의 가격이 1,500억 원이다. 이 비행기를 조종할 사람을 채용하려고 하는데 본인이라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

 

주변에서 항공사 조종사 취업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지도 않고, 남들보다 더 노력하지 않으면서도 성공하고 싶어했다.

마치, 매일 피자 한 판과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먹으면서 운동을 하지 않고도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미국 비행학교에 가보면 노량진과 분위기가 거의 똑같다. 이렇게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 어떻게 저렇게 느긋하게 놀 수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물론, 항공사 취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조종사 자격증명만 취득하려는 것이라면 하루에 1시간만 적당히 공부해도 아주 쉽게 취득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는 것과 항공사에 신입 부기장으로 취업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전문직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연애도 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만나서 술자리도 하면서 왜 합격을 못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간절함, 성실함, 절제력 같은 것들이 없다고 생각되면 절대로 시작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항공사 조종사로 취업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춰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절대적인 기준도 없기 때문에 자기 관리가 굉장히 철저해야 한다.

그리고 운 좋게 취업을 하더라도 자기 관리가 되지 않으면 본인이 원하는 만큼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그만두게 될 수도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조종사 자격증명이 전문직 자격증은 아니지만, 전문직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니 그 비슷한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공부도 해야 하지만, 공항에 나가서 비행기도 타야 하기 때문에 노력의 영역이 조금 다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비행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항공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비행실습을 제외하고 매일 최소 8시간에서 17시간은 관련된 공부를 했었다.

주변에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항공사 조종사로 입사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이 정도 수준으로 공부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렇게까지 공부하지는 못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ㆍ시작 전에 준비할 것들

 

여기에 쓰여진 모든 것들은 내 기준이므로 각자 상황이나 능력에 맞게 계획을 세우면 되겠다.

나는 흔히 말하는 지잡대 비전공자 출신에다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었으며, 시골의 촌구석에서 모든 것을 독학으로 준비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금전적인 여유가 많고 시간도 넉넉하다면 더욱 쉽고 빠르게 항공사 조종사가 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많으니,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주변 경쟁자들은 현금 3억 원 정도는 쉽게 마련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장기간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상당한 인맥도 가지고 있다.

본인이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그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진 돈과 시간을 모두 잃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래는 내가 비행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했던 것들인데, 사실상 돈은 거의 들지 않았다.

 

영어는 최소 토익 900점, 토플 IBT 80점 이상,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때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막힘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비행을 시작하기 전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고 있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내용들을 최소한 한 번 정도는 공부하고 갔다.

현금은 2억 원을 저축해뒀다. 1억 원으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여유가 없으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고 조급해져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체검사는 최소한 3곳 이상에서 검사를 받았다. 인하대병원을 비롯하여 항공사 신체검사를 담당했던 병원들을 골라서 각각 다른 기준으로 검사를 받았다.

비행교육을 받을 때 입을 유니폼을 정하고 머리는 빡빡 밀고 다녔다. 머리를 감는 시간도 아까웠고,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ㆍ비행교육 중 공부할 자료들

 

국내외 비행학교에서 비행교육을 받기 전에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작성해봤다.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는 단계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부하는 GLEIM 등은 당연히 하는 것이라 제외했다.

아래 내용들을 공부하지 않아도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기엔 전혀 문제가 없다. 비행교육이 끝난 뒤에 취업하는 단계에서 문제가 될 뿐이다.

아무도 아래 내용들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다만, 전공자들은 아래 내용들을 이미 다 공부하고 온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아래 내용들을 최소한 한 번이라도 공부했다면, 국내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필기시험은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아래 자료는 비행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하는 단계에서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전부 읽어봐야 한다.

국토교통부 조종사 표준교재 비행이론, 항공교통통신, 항공기상, 공중항법, 항공법규 → 기본적인 내용으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상업무지침, 항공정보매뉴얼 → 항공기상정보를 해석하는 내용으로서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JEPPESEN PRIVATE PILOT MANUAL → 영어로 된 기본 교재인데 쉽고 간단하게 되어 있다. 영어에 익숙해지는 용도로 공부하면 좋다.

JEPPESEN INSTRUMENT COMMERCIAL MANUAL → 계기비행과 관련된 내용으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가볍게 읽어보면 된다.

여기까지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므로, 비행교육을 받기 전에 반드시 공부를 해둬야 한다.

미리 공부를 하지 않고 비행교육을 시작하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채 비행시간만 계속 채우다가 끝나버리게 된다.

 

아래 자료는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으면서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FAA PILOTS HANDBOOK OF AERONAUTICAL KNOWLEDGE → 내용이 많지 않으니 출국 전에 한 번 정도는 읽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기본서이다.

FAA AIRPLANE FLYING HANDBOOK → 비행기를 조종하기 전에 읽어보거나, 실력이 정체되었을 때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FAA INSTRUMENT PROCEDURES HANDBOOK → 계기비행을 시작하기 전에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FAA INSTRUMENT FLYING HANDBOOK → 계기비행을 하기 전에 공부하면 좋다.

FAA AERONAUTICAL INFORMATION MANUAL →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을 경우에는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EVERYTHING EXPLAINED FOR THE PROFESSIONAL PILOT → 조종사 자격증명에 관련된 내용을 전부 다 끌어모은 요약집이다.

여기까지는 미리 예습했던 내용들을 조금 더 깊게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부터는 항공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데, 보통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는 단계에서 아래 내용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ICAO AIRCRAFT OPERATIONS DOC 8168, DOC 4444 → 비행 절차에 관련된 내용으로 항공사에서 어떻게 항공기가 운용되는지 알 수 있다.

세화 항공조종의 실무서 FLIGHT MASTER GUIDEBOOK →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필기시험 및 구술면접에서 출제되는 내용들이 많다.

JEPPESEN AIRWAY MANUAL → 특정 항공사에서 JEPPESEN CHART를 해석하는 문제를 출제한 적이 있다.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ICAO FLIGHT PLAN FORM → 비행계획서 작성 방법이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필기시험에 출제된 적이 있다.

비행연구원 비행이론, 항공교통통신, 항공기상, 공중항법, 항공법규 문제집 → 파랭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문제집이다.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항공출판사 비행이론, 항공교통 통신 정보업무, 항공기상, 공중항법, 항공법규 문제집 →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필기시험과 유사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세화 조종사 관제사를 위한 비행정보 및 관제절차 문제집(AIM) → 지금까지 출제된 기출 문제들을 모아둔 것으로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대한항공 ATC, AVIATION WX, INSTRUMENT FLIGHT PROCEDURE, PERFORMANCE, NAVIGATION →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으니 공부하면 좋다.

공군 조종사 비행이론, 항공교통통신, 항공기상, 항공법규, 공중항법, 계기비행 요약자료 → 필기시험에서 출제되는 내용들이 매우 많다.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ALPA-K IPILOTS 운송용 조종사 구술평가 후기 → 최신 기출문제 동향을 알 수 있다. 모든 내용들을 읽어보고 답을 찾아내면 항공지식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각 항공사별 POM, FOM 등 → 각 항공사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각 항공사의 기준에 맞춰서 공부해야 한다.

그 외 각 항공사별로 출제되었던 필기시험, 실기시험 후기 → 각 항공사별로 시험을 출제하는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나오는지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위에 나열된 자료만이라도 모두 공부했다면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필기시험과 구술시험에서 탈락할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경쟁률이 가장 심했던 경우에는 500:1 정도였던 경우도 있었다. 시험 문제가 굉장히 지엽적으로 나오니 미친 듯이 공부하지 않으면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

예전에 없던 새로운 장비나 개념 등이 나오면 무조건 공부를 해서 정리해두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도 있어야 한다.

 

항공신체검사, 화이트카드 발급

 

 

조종사가 되고자 한다면 먼저 신체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면 아무리 학벌이 좋고 경제적 능력이 좋아도 무용지물이다.

항공신체검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이 지정되어 있다. 가장 가까운 지정된 병원 아무 곳에서나 받아도 무관하다.

 

색맹, 시력, 외사위, 내사위, 굴절률, 안압, 혈압 등을 검사하는데, 정해진 기준을 벗어난다면 조종사가 될 수 없을 확률이 높다. 단,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시력 기준이 계속 낮춰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준치를 넘더라도 의사 소견을 받아 통과하면 항공사 입사에는 문제가 없다.

그래서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무작정 포기해서도 안 된다. 나이가 어리다면 앞으로 더 낮은 시력 기준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신체검사 기준을 완벽하게 기준치 이내로 맞추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계선에 있거나 약간 넘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모두 다 문제 없이 비행 중이다.

 

외사위나 내사위의 경우에는 수술 후 회복만 된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수술 후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잘 잡아야 된다.

라식이나 라섹도 가능하지만 수술 후 빛 번짐 등의 부작용이 없어야 하고, 시력이 좋지 않더라도 안경을 쓰고 시력이 1.0 정도만 나오면 된다.

보통 혈압으로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술과 담배, 고기를 끊고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수치를 낮추면 통과할 수 있다.

 

모든 신체검사에서 통과하면 속칭 화이트카드라는 신체검사 증명서를 받게 되는데, 이 증명서만 있으면 국내의 저비용항공사에는 모두 입사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지망할 경우에는 인하대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으면 된다. 기준이 높고 까다롭지만 가장 공신력이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지망할 경우에는 심전도에 대해 세밀하게 잘 봐야 한다. 이 부분 때문에 최종면접까지 다 통과하고도 탈락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는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으니, 본인이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면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입사한 후에는 기본적인 건강 관리만 잘하면 되니 그 이후의 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입사를 한 뒤에 비행 경력이 쌓이면 어느 정도의 수치 변화는 감안하기 때문에 입사 전까지만 조심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

 

ㆍ영어 시험, 영어 회화 능력

 

미국 비행학교에서 비행을 배우면서 영어도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1년 정도 미국에서 어학 연수를 받은 뒤에 비행교육을 시작하려는 계획이 아니라면, 영어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미국으로 가야 한다.

미국 비행학교에 가면 영어를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한국에서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을까?

 

토익이나 토플은 나중에 항공사 채용에 지원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지, 영어 실력과는 다른 영역의 문제이다.

지금 당장 공부하지 않더라도 영어 회화 실력만 갖춰두면, 귀국 후에는 토익 900점, 토플 80점 정도는 쉽게 취득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자신의 영어 실력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영어는 문법을 공부하려면 ENGLISH GRAMMER IN USE INTERMEDIATE를 강력히 추천한다.

한글로 된 책과 영어로 된 원서가 있는데, 먼저 한글로 된 책을 공부하면 기본적인 문법의 틀이 갖춰지고, 익숙해지면 영어로 된 원서를 공부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INTERMEDIATE 정도만 공부해도 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거나 영어로 발표를 함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었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으면 ADVANCED ENGLISH GRAMMER IN USE를 공부해도 좋지만 내용에 큰 차이는 없었다.

 

영어 회화는 외국인들과 직접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매주 주말마다 TOASTMASTERS INTERNATIONAL 모임에 참석해서 영어로 내가 정한 주제에 대해 10분 정도 발표를 하고 토론을 했다.

이 모임을 1년 6개월 정도 했으니, 영어 토론과 발표를 최소한 70회 이상은 하게 되었던 것이다. 영어 실력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글을 사용하지 않았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만 한글을 쓰고 퇴근한 이후에는 한글을 전혀 쓰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서 공부를 했다.

뉴스도 CNN만 봤고, 게임도 영어로 된 것만 했고, 영화나 드라마도 영어만 나오는 것만 봤다. 불편하더라도 억지로 보니까 나중에는 귀가 트여서 잘 들렸다.

휴대폰과 컴퓨터 언어도 모두 영어로 바꾸었고,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면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키웠다. 몇 년이 지나자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해졌다.

 

ㆍ비행과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

 

FAA 또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자료실에 들어가면 조종사 자격증명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공개되어 있다.

그 곳에 올라온 자료들을 한 번 정도만 보더라도 비행교육을 받을 때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대부분 알 수 있다.

미리 예습을 하면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을 때 진도도 상당히 빠르고 이해력도 높아져서 평가도 잘 볼 수 있고, 항공사에 입사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비행학교에 가면 다 배울 것이라며 전혀 공부를 하지 않고 가는 것은 돈을 갖다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여유가 없어지고, 진도도 느려지고, 다른 사람들보다 이해가 느리니 심리적으로도 위축되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확률이 높다.

 

ㆍ미국 비행학교 선정, 비행교육 비용

 

동남아, 캐나다,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비행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에서는 보통 미국 소재의 비행학교를 선호한다.

미국에는 수많은 비행학교가 있다. 콕 집어서 추천할 수는 없지만 잘 알려진 비행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주로 국내의 항공운항과에서 협약을 맺었거나 맺었던 이력이 있는 비행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고, 항공사에 입사시킨 이력이 많은 비행학교도 좋다.

웨스트윈드도 잘 알려진 비행학교이고 비행교관 활동도 가능한 곳이지만 한국인이 너무 많아 비행 스케쥴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인이 많은 곳에도 가지 말라고 하는데 본인이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비행교육에 집중할 수 있으면 전혀 상관없다.

 

단, 상황이 좋지 않다고 비행학교를 쉽게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항공사에서는 비행학교를 자주 옮겼을 경우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에서는 지원자가 비행학교에서 어떻게 교육받았는지 직접 연락해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비행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합격이 취소되기도 한다.

미국 이외의 검증되지 않은 동남아의 비행학교도 항공사에서 선호하지 않는다. 검증된 비행학교에서 교육받은 자원도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비행교육 비용은 생활비를 제외하고 비행시간 300시간 기준으로 총 6천만 원 정도의 범위라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렴한 비행학교라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다른 비행학교에서는 다 포함되어있는 각종 수수료를 청구해서 결국 더 비싸지는 경우도 있다.

비행교육 비용보다는 생활비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다 하고 간다면 교육기간도 줄어들고 그만큼 생활비도 줄어들어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비용은 최소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에 돌아가서도 버틸 여력이 생기고, 그만둬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에도 포기를 할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단기간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끝내는 것이 좋다.

 

ㆍ미국 비자 발급

 

 

미국 비자는 미국 대사관 인터뷰에서 실수를 하면 발급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 항공사 신입 부기장 채용 조건에도 미국 비자가 발급 불가한 경우에는 채용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미국 비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해 다른 국가의 비행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국내 항공사에는 입사할 수 없게 된다.

 

미국 비자는 비행학교마다 다른데, 한국항공대학교의 APP 과정 등 비행교관 활동이 가능한 곳에서는 F-1 비자, 그 외에는 대부분 M-1 비자를 받급 받는다.

미국 비자 발급에는 비행학교에서 발급하는 서류가 필요한데 이 서류를 받는 것에도 한 달 정도는 소요되니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미국 비자 발급도 거절되는 사례가 있는데, 한 번 거절되면 다시 발급 받기 매우 어려워지므로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 비자를 발급 받으면 미국 비행학교에 갈 준비가 끝나게 된다.

미국 비행학교에 등록하는 절차는 해당 비행학교의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진행하면 되는데, 대략적인 절차를 적어둔 글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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